이팝나무 꽃이 필 때 만나 & 기다리는 풍경이 있다 | 밀양 초원
작가의 말
선물로 건네받은 꽃, 봄에 산책을 다니며 주운 꽃을 오래 보고 싶어 하나둘 말렸습니다. 점점 쌓이는 압화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손바느질로 엽서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우연히 발견한 꽃을 줍고, 꽃을 잡지 사이에 끼워 2~3일을 기다립니다. 마른 꽃의 색과 모양을 살피고, 그에 어울리는 공간과 여백을 종이 위에 새로 만들어줍니다. 어울리는 색의 실을 고르고, 수십 개의 구멍을 차근차근 바늘로 뚫고 실로 이으며 엽서를 완성합니다.
일상에서 드물게, 압화로 엽서를 만드는 과정은 저에게 즐겁기만 한 일입니다. 꽃잎의 섬세한 색과 질감을 살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모든 과정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땅에 떨어진 꽃잎은 엽서가 되어 새로운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노란 조명을 켜두고,
바느질로 계절을 엽서에 엮던 시간은 제게 단단한 기쁨을 주었습니다.
피어서도, 지고 나서도 아름다운 꽃잎. 여러분의 일상 속에도 꽃잎 같은 순간들을 오래 기억하고 간직하는 든든한 행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작품 소개
2025년 5~6월에 밀양에 피었던 ‘이팝나무 꽃’과 ‘꽃양귀비’. 그 꽃들과 연결된 이야기와 생각을 에세이로 담았습니다. 각 에세이는 압화엽서와 글, 사진, 그리고 압화를 만드는 과정을 짧은 일지로 담은 부록 '꽃에서부터 엽서가 되기까지'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작품 해설(기획의도 및 설명)